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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1:2 – 하나님의 영? 하나님의 바람? (1)

Created
2022/03/01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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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
2016.11.3.
창세기 1:2은 하나님이 창조를 시작하실 때(1:1 ברשאית 구문에 관한 앞의 글 참조) 이 세상에 어떠했는지를 이야기해 주고 있다. 창세기 1:1-2을 연결하여 해석하면 아래와 같다.
“하나님이 하늘과 땅을 창조하기 시작하실 때, 땅이 혼돈하고 공허하며 어둠이 깊음 위에 있고 רוח אלהים(루아흐 엘로힘)은 물 위를 מרחפת(메라헤펫)하고 있었다.”
위 구절에서 רוח אלהים은 다양한 성서 번역에서 “하나님의 신/영”(개정개역, NIV), “하나님의 바람”(JPS) 등으로 다양하게 번역되고 있다. 히브리어 רוח는 구약성서에서 350번 사용되고 있는데 “바람”(출15:8, 10), “영”(창6:3; 출31:3), “숨”(욥19:17)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리고 이 단어는 70인역 그리스역에서 πνεῦμα(프뉴마)로 번역되고 있는데, 이 단어 역시 “바람”, “영” 등으로 해석된다. 특히 신약성서에서 “성령”(행2:4)으로도 번역되는 말이다.
이러한 까닭에 רוח אלהים을 기독교 삼위일체의 신학적 차원에서 창조 과정에 개입한 “하나님의 성령”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따라서 개정개역이나 NIV의 번역은 어느 정도 기독교의 신학적 배경이 개입된 것이라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구약과 고대 근동의 배경에서 살펴보면 그 의미는 좀 달라진다. 많은 학자들은 구약의 창조 이야기와 바빌론 창조 이야기, “에누마 엘리쉬”와 매우 유사함을 지적하고 있다.* 에누마 엘리쉬는 마르둑이 혼돈의 신 티아맛을 제압하고 바빌론 만신전의 왕으로 등극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그런데 티아맛은 여기서 “바다”의 이미지로 나타난다. 아마도 고대 바빌론 사람들은 파도가 휘몰아치고, 때로는 배를 뒤엎기도 하는 바다를 혼돈의 대상으로 보았던 모양이다. 이는 안정적인 삶의 토대가 되는 땅과 대비되는 이미지이기도 하다.
(계속)
*Cf. Alexander Heidel, The Babylonian Genesis: the story of the creation, Chicago: Univ. of Chicago Press. 19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