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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 평전(1) – 마지막 그리고 새로운 시작

Marc Chagall, 밧세바가 솔로몬을 다음 왕으로 세울 것이라는 다윗의 약속을 상기시키다(1952)
예루살렘의 왕궁. 한 노인이 힘겨운 숨을 들이마시고 있었다.
이른 나이부터 전장터에 뛰어 들었고, 제법 많은 공을 세웠다. 그의 인생 가운데 절반, 아니 거의 팔할은 전쟁터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터이다. 돌팔매로 3미터나 넘는 거구의 장군을 쓰러뜨리기도 했고, 자신을 잡아 죽이려고 하는 선왕과 그의 수천의 군사들을 유유히 따돌리기도 했고, 결국에는 왕이 되어 통일 이스라엘의 진정한 첫 번째 왕이 되었다.
영광의 자리에 올랐을 때, 그는 권력과 탐욕에 눈이 잠시 멀었던 것일까? 왕이 된 이후에 그는 커다란 죄를 저지르고 말았다. 자신의 용병 장수의 아내와 동침을 하게 되고, 그것이 발각되어 군권을 가지고 있는 그가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교묘한 술수를 써 전쟁터에서 죽게 했다. 그리고 그의 아내를 자신의 아내로 삼았다. 왕이 자신의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는데, 누구 하나 바른 말 할 용기있는 자가 없었다. 그러나 예루살렘의 왕궁에는 왕을 비판할 수 있는 자, 바로 예언자가 있었다. 예언자가 전한 심판의 말은 왕 자신이 무엇을 저질렀는가를 새삼 깨닫게 했다.
그 때부터였을까. 그는 새롭게 낳은 아들로부터 시작해 자신의 아들들을 하나씩 잃게 되었다. 세상의 빛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어린 아들과 자신에게 반란을 일으키고 칼을 겨누던 자신의 큰 아들의 죽음 모두 자신의 죄 때문이라는 생각이 지금까지 떠나지 않고 있다. 그는 이 세상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다. 마지막 때가 가까워 올수록 한스러운 과거가 자꾸만 떠오른다.
잠시 동안의 상념도 잠시, 과거 자신의 부하 장수의 아내였지만 현재는 왕비가 된 밧세바가 급한 걸음을 하며 왕의 침실에 들어와 울며 간청하기 시작한다.
“왕께서 저의 아들 솔로몬이 다음 왕이 될 것이라고 약조하시지 않으셨습니까? 그런데 지금 아도니야가 자신을 왕으로 칭하며 제사장과 군사령관을 자신에게 끌어들이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에게 심판의 말을 전했던 예언자, 나단도 그 뒤를 따라 들어와 동일한 말을 전한다.
자신의 손으로 또 다른 아들을 죽여야 하는가. 왕은 자신이 왕이 된 것이 축복인지 저주인지를 다시 곱씹어 본다. 하나님의 뜻이 과연 어디에 있는 것인가. 왜 나약한 종을 편하게 데려가시지 않으려고 하시는가. 내가 저지른 죄의 대가를 여전히 치루어야만 하는 것인가. 여러 생각이 스쳐지나가고 있다. 그러나 그는 결단해야만 한다. 왜냐하면 그는 왕이기 때문이다.
열왕기상 1-2장은  다윗의 마지막 생애를 그리고 있다. 이스라엘 역사 상 가장 위대한 왕이고, 하나님 앞에서 온전한 삶을 살았다고 평가받았던 다윗이었지만, 그의 마지막 모습은 그리 평안해 보이지 않는다. 다윗은 생을 다해가는 순간까지도 권력의 암투 속에서 번민해야만 했다.
과연 다윗은 어떠한 삶을 살았으며, 어떤 인물이었는가? 앞으로 다윗, 아니 다윗 이전의 시대상부터 조명해 가면서 이스라엘 최고의 왕이라 불리었던 다윗이라는 인물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을 해 보고자 한다.